그간 유례없이 심심한 스토브리그네요.
아시다시피 구단이 이례적으로 FA 협상중인 선수와 결렬 발표를 냈습니다.
선수도 야구를 접겠다는 뉘앙스의 인터뷰를 했고 구단도 최준석, 채태인처럼 선수를 그냥 풀어주지도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로는 비즈니스이지만, 비즈니스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지라 위의 내용을 보면 협상 결렬 과정에 감정이 섞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발표 자체도 선수의 커리어 지속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구요.
작년말에 이런 기사가 났습니다. 헤드라인만 복사하면.
대리인 안 쓴 '독립군' MLB투수 로버트슨, 수수료 13억원 아꼈다
에이전트를 안쓰고 직접 계약을 체결해서 수수료를 절감했다는 내용인데요, 이제사 에이전시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들리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기사 댓글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이 "어떻게 대리인을 고용해서 13억, 혹은 그 이상의 계약을 하지 못한다고 전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협상 규모만 놓고 적절하다 아니다로, 대체로는 노경은을 욕하는 분위기이지만,
저는 노경은이 최종 협상을 앞두고 중도에 에이전시를 배제시킨 것 부터가 전조라고 보여지고,
그래서 양자가 다 패자인 이 협상 결렬이 더 아쉽습니다.
크지도 않은 이견으로 협상이 시간이 끌자 노경은 선수가 직접 테이블에 앉았고 자존심이 구겨진다 싶으니 거절해버린 것이 아닌가 싶네요. 만약 에이전시였다면 서로 한발씩 양보해서 2억이 아닌 1억만 옵션에서 보장으로 옮기든지, 아니면 구단에는 자세를 굽히고 선수를 설득해서 그대로 도장을 찍을 수도 있었겠지만(그래야 자기도 수입이 되니까요) 그 과정에서 적어도 선수가 느끼는 감정적 부분은 제거되고 계약서만 전달되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많은 선수들이 수수료를 감내해가며 에이전시를 고용하면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나는 운동에만 집중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구요.
세상에 공짜는 없죠. 요즘 연예인들 매니저 관점에서 보는 인기 예능프로에서 있던데, 단순히 운전기사와 달리 예능국 찾아가서 프로필 돌리고, 금전 계약 하는 등등에서 오는 감정적 지출을 대행해주는 것이 결국 매니저, 에이전트와 같은 직업일테니까요.
외국인선수, 공인구 등등 부터해서 내년 시즌을 예측불허의 시즌으라고들 하던데, 롯데에게는 더더욱 그런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근데 2억때문에 나 안해 한것도 이해는 안됨